AI와 함께 개발하기...
이제 1년이 넘은 거 같다.
SI 아저씨들에게 공유하고 싶어 이 글을 정리한다.
SI 개발의 특징
SI 에선 코드를 리팩토링 하는 경우가 드물다.
왜냐하면 기능이 제 때 올바르게 동작하는 게 먼저이기 때문이다.
업무기능이 동작하면 굳이 코드를 건드리지 않는다.
업무도 자주 변하지 않는다.
기업 업무란, 반복성, 항상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드 유지보수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요구사항을 명확히 정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
업무 기능이 정확하지 않으면, 쓸 모가 없기 때문이다.
SI 대부분이 기업시장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개발의 특징
하지만, 스타트업은 다르다.
어렴풋한 아이디어는 있지만, 개발을 시작하기엔 모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뿌연 안개 속에서 개발을 시작한다.
예를 들면 나는 요즘 앱을 하나 만들고 있다.
처음에 요구사항을 정리해보니 너무 많았다.
별별 생각이 다 떠오르면서 우선 순위를 결정할 수 없었다.
고민하다 일단 작은 기능부터 만들어 보기로 했다.
'손에 쥐고 쳐다 보다 보면, 먼저 해야 할 일이 눈에 보이겠지'
이렇게 생각했다.
...
그리곤 지난 주말부터 며칠째 리팩토링을 하고 있다.
이걸 몇 번이나 반복하는지 모른다.
진도를 뽑을만하면 리팩토링을 하게 된다.
이젠 조금 지긋지긋해지려고 한다.
이유는 이렇다.
처음엔 생각하는 걸 보기 위해 빠르게 Copy&Paste를 하면서 페이지를 늘려갔다.
그러다 보니 페이지마다 비슷한 패턴의 코드가 중복되었다.
물론 AI 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곤 고치는 데에도 AI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한 페이지를 고치고 나니 똑같은 프롬프팅을 다른 페이지에도 해줘야 한다.
페이지가 조금씩 달라서 프롬프팅도 생각하며 바꿔줘야 한다.
Copilot 이 가끔 실수 코드를 뱉어낸다.
정신 놓고 따라가다 몇 번을 롤백했는지 모른다.
AI 때문에 코드를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삽질은 그치지 않았다.
무식한 삽질이 AI와 함께 하는 삽질이 되었을 뿐이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생산성은 올랐다.
이유가 뭘까?
손에 들고 다녀보니 자꾸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난다.
곰곰히 생각을 익히고 나면 안바꿀 수가 없다.
기능이 더 좋으니까.
의욕과 아이디어가 샘솟으니 이런 일이 3 - 4일 주기로 일어난다.
그렇게 바꾸다 보니 바쁘다.
전체 코드에 기술부채가 빠르게 누적된다.
그러다보니 새 기능을 추가하는 시간이 점점 느려진다.
SI 에선 겪어 볼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만든 앱을 직접 써보면서 개량하는 것.
이 업계에선 개밥 먹기(Dog fooding)라고 한다.
맛도 없고 지겹다는 뜻이다.
스타트업은 이 일을 쉬지 않고 꾸준히 해야 한다.
그렇게 기능이 고도화 되는 거다.
그런데 앱을 써보고 고치다 보면, 약간 앱을 키운다는 느낌이 든다.
강아지나 식물을 키우는 느낌이다.
더구나 자꾸 어루만질수록 기능이 좋아진다.
앱이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
SI 습성은 버리자
이런 개인개발은 SI 하듯이 하면 안된다.
요구사항을 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꾸 더 좋은 게 눈에 띈다.
그래서 정해진 요구사항을 구현하는 걸로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는다.
개인개발은 빨리 만들고 자꾸 고치는 거에 익숙해져야 한다.
한 번에 짠 하고 만들 수 없고, 조금씩 키워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코딩만 하고 싶다면 SI 가 낫다.
설계팀이 다 설계를 해서 준다.
스타트업을 한다면 코딩 말고 풀이과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요약
- 상품 개발은 SI 개발과 다르다.
- 요구사항이 없다. 만들어야 할 것들이 있다.
- 자꾸 만들고 고쳐야 성장한다.
- 성장하면서 완성도가 높아져야 비로소 팔릴만 해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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